다이어트를 위한 약물 치료를 고려할 때, 많은 이들이 고민하는 선택지가 바로 GLP-1 계열의 경구제와 기존 식욕억제제입니다. 두 약물은 작용 기전, 안전성, 감량 효과 등에서 차이를 보이며, 대상자에 따라 적절한 선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GLP-1 경구제와 일반 식욕억제제를 비교하여 효과적인 체중 감량을 위한 선택 기준을 제시합니다.

작용 원리 비교: 호르몬 기반 vs 중추신경 억제
GLP-1 계열 경구제(대표적으로 리벨서스)는 호르몬 기반의 체내 대사 조절 방식입니다.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인체에 존재하는 GLP-1(Glucagon-Like Peptide-1) 호르몬을 모방하여,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위 배출을 늦추며 뇌에 포만감을 전달합니다. 이에 따라 식사량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혈당 안정화와 함께 체중이 감소하는 효과를 보입니다. 반면, 대표적인 식욕억제제인 펜터민, 로카세린, 마진돌 등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입니다. 주로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함으로써 식욕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그만큼 반응 속도는 빠르지만, 체내 대사나 혈당 조절에는 직접적인 효과가 없습니다.
안전성 비교: 장기 복용 가능한가?
안전성 측면에서는 GLP-1 경구제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GLP-1 약물은 당뇨 치료제로 먼저 승인받아 이미 다수의 장기 임상시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미국 FDA 및 유럽 EMA에서 1년 이상 장기 복용 허가를 받은 바 있습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위장장애(메스꺼움, 설사, 복부 팽만감)이며, 복용 초기 용량 조절로 대부분 개선됩니다. 반면 식욕억제제는 단기 복용만 허가된 약물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펜터민은 4주~12주 이내 사용을 권장하며, 장기 사용 시 의존성, 심혈관계 부작용, 불면증, 혈압 상승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 고혈압 환자, 불안장애나 우울증 이력이 있는 환자는 식욕억제제를 복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식욕억제제는 중추신경 자극에 따른 정신적 부작용(불안, 과흥분, 불면)이 동반될 수 있어, 민감한 체질의 환자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 효과 비교: 감량 속도 vs 지속 가능성
두 약물의 효과는 감량 속도와 감량 유지력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식욕억제제는 복용 후 수일 내로 식욕 감소를 체감할 수 있으며, 단기간 체중 감량 속도는 매우 빠릅니다. 실제로 1개월에 3~5kg 이상 감량하는 경우도 흔하며, 목표 체중에 빠르게 도달하고 싶은 경우에 적합할 수 있습니다. 반면, GLP-1 경구제는 감량 속도가 비교적 느리지만 안정적입니다.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 복용 시 체중의 5~10% 감량이 나타나며, 장기간 복용할수록 요요 없이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리벨서스는 임상 연구에서 평균 6~9kg 감량, 1년 이상 복용 시 12kg 이상 체중 감소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한 GLP-1 약물은 단순 감량뿐만 아니라 혈당, 콜레스테롤, 혈압 등 대사 지표 개선에도 효과가 있어, 비만과 대사질환을 함께 앓는 환자에게는 더 큰 이점이 됩니다. 결국 선택 기준은 ‘빠른 체중 감량’이냐, ‘지속 가능한 체중 관리’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병용 치료도 고려될 수 있습니다. 실제 일부 비만클리닉에서는 GLP-1 약물과 단기 식욕억제제 병용 처방으로 감량 속도와 유지력을 모두 확보하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GLP-1 경구제와 식욕억제제는 각각의 장단점을 갖고 있으며, 체중 감량의 목표, 건강 상태, 복용 기간에 따라 달리 선택되어야 합니다. 빠른 감량을 원한다면 식욕억제제, 장기적이고 안전한 감량을 원한다면 GLP-1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맞춤형 처방을 받는 것이며, 자의적인 약물 사용은 부작용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